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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🌞 햇볕이 되고싶은 아이
    카테고리 없음 2022. 10. 11. 20:3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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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아직 바람이 찬 봄날,
    화분을 손보러 빨간 벽돌집 뒤켠 공터로 나오니

    다섯 살바기 아이들이 
    옹기종기 모여 소꿉놀이를 하고 있었다.


    모여앉은 아이들이 자기의 꿈을
    도란도란 이야기하는 것이

    내 어린 시절의 한자락을 
    보는 것 같아 마음이 흐뭇했다.


    그런데 마지막 한 아이가 
    한참을 말없이 가만히 있었다.


    "야, 너는 뭐가 될래?" 


    "그래, 빨리 정해라."



    친구들이 지친 듯 쪼그리고 앉아

    재촉하는데도 그 아이는 망설이기만 했다.


    그때 내가 빙긋 웃으며 한마디 거들었다.


    "빨리 말해라.

    친구들이 기다리잖아."



    그러자 머쓱해진 그 아이가


    뭔가 결심한 듯 벌떡 일어서더니

    햇볕이 잘 드는 벽으로 뛰어들어가 기대어 섰다.



    "난 햇볕이야, 너희들 모두 이리로 와 봐."

    나는 속으로 ’어허, 제법이네’ 하며


    그 아이를 힐끗 쳐다봤다.


    어리둥절해 하던 아이들도 
    모두 달려가 그 아이 옆에 섰다.


    "와, 따뜻하다" 하며 
    벽에 붙어 서 있는 아이들의 모습이 정겨웠다.


    나는 가끔씩 노는 아이들에게 간식을 제공하곤 했다.


    오늘은 색색 플라스틱 포크에

    토끼모양으로 깎은 사과를 들고 나오다가


    무심결에 햇볕이 되고 싶은 
    아이에게 그 이유를 물었다.


    "우리 할머니는 시장에서 나물을 파는데

    할머니가 앉아 계신 곳에는 
    햇볕이 잘 들지 않아요."


    그 아이는 잠깐 동안만 할머니를 비추고는

    금방 다른 데로 옮겨가는 
    햇볕이 얄미웠다는 것이다.


    그래서 어른이 되면 햇볕이 되어

    할머니를 하루 종일 따뜻하게 비춰 줄 거라고 했다.


    나는 그 아이를 꼭 안아 주었는데

    햇살을 가득 품은 것처럼 따뜻했다.



    - TV 동화 행복한 세상 3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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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어린아이가 참 대견한 생각을 갖고 있는 것 같습니다.

    20여년전의 이야기이니, 지금 쯤 장성해서 세상의 햇볕이 되어있지 않을까 싶습니다.

    따뜻한 밤 되시기 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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